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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9 홍콩

2019.03 홍콩/마카오 3박4일 여행일기 (1)

by 하파니 2022.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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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다녀온 홍콩/마카오의 여행 기록.

예전에 대만 여행을 다녀오려고 여행 정보를 찾아볼 때 그런 얘기를 많이 봤다.

대만과 홍콩은 비슷하지만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서 둘 다 좋아하기보다 둘 중 하나만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만을 다녀오면서 대만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홍콩에 대한 관심은 그닥 없었다.
뭔가 지저분하고 화려하지만 어두워 보이는 그런 것들이 내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중경삼림> 등 홍콩 영화를 열렬히 좋아하던 친구의 덕인지 저 도시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2019년 3월 날씨 운이 좋지 않아 3박 4일 내내 비가 쏟아지던 그때 홍콩을 다녀왔다.

처음 도착해서 느낀 홍콩은 정신없음 이었다.
날씨는 흐려서 매우 좋지 않았지만 늘상 그래 왔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홍콩의 호텔 가격은 대체적으로 높은 편이었기에 우리는 적당한 가격의 호텔을 골랐다.
"The Mira Hongkong"
침사추이에 있는 Mira몰에 위치해있으며 역도 가까웠고 방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홍콩을 다시 간다면 침사추이 쪽 보다는 셩완이나 완차이 쪽으로 잡고 싶다.


여태 가봤던 다른 동남아 도시들과는 다르게 홍콩은 으마으마한 빌딩 숲이었다.

근데 그 빌딩이 삐까뻔쩍한 도시의 빌딩이라기보다 우리네 종로처럼 낡고 허름하지만 고층인 빌딩들이 많았다.
마치 오랜 과거부터 번성해왔던 홍콩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나는 마치 종로와 여의도가 한 공간에 존재하는 이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오래전부터 나는 디스토피아를 주제로 하는 영화나 책을 좋아했다.
<헝거게임>, <레지던트 이블>, <이퀼리브리엄> 등 근미래에 어떠한 이유로 전 세계가 종말을 맞아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람들이
여러 역경과 고난을 헤쳐가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어렸을 때부터 어떤 고난을 겪으면서 그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좋아했던 듯싶다. 마치 방탈출처럼

마치 내가 디스토피아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가졌던 도시는 홍콩이 처음이었다.
곧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저 빌딩 안에서 사람들이 오밀조밀 모여 살고 있고
그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몇몇 사람들은 창문에서 총이나 활을 들고 있을 것 같은 장면이 바로바로 펼쳐졌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아! 이 도시는 정말 유일무이한 독보적인 이미지를 가졌다."
홍콩을 좋아해서 몇 번이나 가봤다던 다른 여행자들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감상은 뒤로 하고 일단 주린 배부터 채우러 갔다.
카레 국수, 소고기 국수 등이 유명한 이 집은 양조위 단골집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세계 많은 나라의 여행자들이 찾는 여행지인만큼 유명한 이 집은 줄이 길게 늘어져있었고,
우린 먹구름이 낀 날씨 속에서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30분여를 기다렸다.
4시쯤 되는 애매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렇게나 줄을 서있다는 것이 맛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줄을 서면서도 옆에 있는 벽화나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눈에 들어와 기다리는 시간이 그리 지루하지는 않았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와 가게 안으로 들어섰을 때 왜 이렇게 긴 줄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지 이해했다.
집값이 세계 1위인 홍콩이라 그런지 가게 내부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맛집 치고 작은 편이었다.
심지어 홍콩은 합석 문화가 있어 우리도 다른 중국인 관광객과 합석하였다.

우리가 시킨 메뉴는 소고기국물+안 튀긴면, 카레 국물+튀긴 면 2개였다.
식당 안은 매우 정신없었지만 우리가 시킨 메뉴가 나오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양조위가 앉았을지도 모르는...! 먹었을지도 모르는....! 그 메뉴를 한입 뜬 순간
뭐........... 그으렇게까지 큰 감흥은 없었다.
카레 국물이나 소고기 국물 모두 우리가 익숙한 맛이었고, 면을 튀긴 것이 좀 새롭기는 했다.
하지만 주변이 너무 정신없어서 우리는 면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빠른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왔다.

막 엄청나게 맛있다는 아니지만 홍콩에 와서 한 번쯤은 경험해보기는 좋을 것 같다.

계속해서 내리는 비 때문에 편의점에서 작은 우산을 하나를 나눠 쓰며 소호 거리를 걸었다.
홍콩이 매우 덥다는 얘기를 들어서 여름옷 위주로 챙겨간 나는
생각보다 쌀쌀한 날씨에 챙겨간 재킷을 벗을 수가 없었다.

결국 우리는 몸을 좀 녹이기 위해 유명하다는 "더 커피 아카데믹스" 에 들어가 따뜻한 라떼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겼다.
커피맛은 뭐... 그냥 괜찮았던 듯싶다.



비가 좀 그칠 기미가 보여 <중경삼림>에 나왔던 페이 흉내도 내보면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홍콩에는 곳곳에 야자수가 있어 순간 내가 동남아에 왔던가 라는 생각이 들지만
옆에 있는 빼곡한 빌딩들을 보면 아 여기가 홍콩이었지 라며 정신 차리게 된다.

관우를 모시고 있다는 만모사원을 찾으러 가면서 홍콩 도시 특유의 느낌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NO운은 날씨에서 그치지 않았고.... 만모사원은 우리가 갔을 때 이미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만모사원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미리 저녁을 예약한 "칠리파가라"로 향했다.

미슐랭 원스타에 선정되었던 칠리파가라는 사천요리 전문점으로 소호에 위치하고 있다.

저녁시간에는 예약으로 이미 만석이 되어 워크인으로 방문했다가 돌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예약은 아래 링크에서 가능하다.

https://www.chillifagara.com/reservation

 

Reservations

Address G/F, 7 Old Bailey Street, Central, Hong Kong   Menu items are also available in Halal, Gluten free, Vegetarian and Vegan. Halal orders must be placed 48 hours in advance. Gluten free option is available upon request. Please ask our staff for more

www.chillifagara.com

 

입구부터 힙한 느낌이 가득한 칠리파가라.


내부에는 꽃장식과 관우 가면 등 중국 풍의 장식이 가득했다.

우리가 시킨 음식은 칠리파가라의 대표메뉴인 진저비프와 마파두부 그리고 따듯한 차였다.

3월에 홍콩에 가시는 분들은 겉옷을 반드시 필수로 챙기시길 권한다.

우리가 갔을 때는 온도가 그리 낮지 않음에도 비가 계속 오는 우중충한 날씨여서 그런 지

한국보다 조금 덜 추운 정도지 동남아정도의 더운 날씨는 아니었다.

이날도 혹시 몰라 가져간 린넨 재킷으로 겨우 버텼다. 

칠리파가라의 마파두부를 먹기전까지 제대로 된 사천의 마파두부를 먹어본 적이 없었다.

우리가 아는 두부가 아닌 순두부와 비슷한 질감의 두부로 아주 매콤하게 볶아낸 마파두부는 

사천지방의 매움을 얕보지 마라라는 아주 큰 교훈을 주고있다.

 

같이 갔던 친구는 먹어본 마파두부 중에 가히 최고를 외치며 

한국에 와서도 이 맛을 계속해서 찾아다니고 있지만....... 4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찾지 못했다.

 

실제로 마파두부는 꽤 매워서 추가로 밥을 시켜서 먹었음에도 너무 매웠고,

엽떡을 잘 먹지 못하는 우리에게는 정말로 아찔한 매운맛이었다.

우리 앞 테이블에 있던 파란 눈의 백인은 밥도 안시키고 마파두부만 시킨 다음

식은 땀을 뻘뻘 흘리며 결국 다 먹지 못하고 나갔다.

 

매운 걸 잘 못드시는 분들은 조심하세요!

 

같이 시킨 진저비프도...... 맵다......

맛은 소고기를 튀긴 꿔바로우 느낌인데 더 달고 더 맵고 더 짜다.

생강 맛은 별로 나지 않는다.

사실 특별히 맛있는 점을 찾지 못해서 이 집 가신다면 마파두부를 강력 추천드리고 싶다.

 

배도 부르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란콰이펑을 즐기기 위해 미리 찾아두었던  스피크이지바로 향했다.

제일 먼저 향했던 곳은 <아이언페어리>

구글 맵으로 찾아서 갔으나 입구를 몰라 그 앞에서 좀 헤맸다.

이름부터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정말로 가보고 싶었던 바이다.

원래 라이브 공연도 있으나 우리가 간 날은 공연이 없었다.

철의 요정들이라는 가게 이름답게 가게 내부는 마치 요정들의 대장간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실제 나비들이 뛰어다니는 중세 시대의 대장간에 잠깐 들러 술 한잔하는 느낌?

이곳에서는 바텐더의 추천을 받아 칵테일을 시켰는데 오른쪽에 있는 "스모크온더워터"라는 칵테일이 기억에 남는다.

 

훈제 연기를 병을 이용해 가득 피운 다음 잔에 연기를 부어 미리 만들어진 칵테일과 같이 먹는 칵테일로

이렇게 연기 자체를 먹는 칵테일이 처음이라 기억에 남았고 맛도 좋았다.

 

아이언페어리는 분위기도 좋고 칵테일도 좋고 다 좋았으나 

사람이 워낙 많고 음악 소리, 사람들 얘기하는 소리로 시끄러워서 오래 있지는 못했다. 

 

이후 2차로 <퀴너리> 라는 바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은 상을 받은 바텐더가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웨이팅이 있어 가게 앞에 의자에서 20분정도 기다렸다.

웨이팅하면서 일본인들이 계속 와서 웨이팅을 걸길래 일본인들한테 유명한 바인것 같았다.

퀴어리는 아이언페어리 처럼 특색있는 분위기를 가진 바는 아니다.

내부 인테리어만 보면 서울 이태원이나 한남 어디선가 볼 수 있는 깔끔한 분위기의 바였다.

여기서는 <퀴너리>의 대표 칵테일인 얼그레이 캐비어 마티니를 시켰는데 정말 맛있게 먹었다.

사진에서의 왼쪽 칵테일이다.

얼그레이 향이 나는 거품이 위에 있는 마티니였는데 얼그레이향과 마티니가 정말 잘어울렸다.

평소 시트러스한 칵테일을 즐겨먹는 나에게 딱 좋은 칵테일이었다.

 

이렇게 가고싶었던 두개의 바만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갈 때는 타보고싶었던 홍콩의 트램을 타보았다.

꽤 오래되어서 그런지 내부는 별 특별한 게 없었지만, 홍콩에 와서 2층 트램을 타면서 야경을 구경한다는 자체가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강을 건너야해서 트램에서 지하철로 갈아타고 미라 호텔이 있는 침사추이 역으로 돌아왔다.

첫날 홍콩에 도착해서 비도 오는 거리를 꽤 많이 돌아다녀서 그런 지 너무나 지쳐있었다.

다음날은 힘내서 열심히 먹고 열심히 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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